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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y for action

[육아휴직 승인] '결재 완료' 버튼이 눌렸다. 이제 진짜 '멈춤'이다. (D-Day 확정, 40대 아빠의 솔직한 심경)

2026년 1월의 어느 날. 드디어 그 순간이 왔습니다. 지난 몇 달간 제 머릿속을 지배했던 가장 큰 숙제. 수십 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던 전자결재 상신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모니터 화면 속 결재 상태가 **[승인 완료]**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되돌릴 수 없습니다. 회사의 시스템상으로도, 제 인생의 타임라인 상으로도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2026년 3월부터 8월까지, 저는 'DWS 개발팀 수석'이라는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한 '아빠'로 돌아갑니다.

결재가 떨어지면 마냥 기쁠 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니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오늘 밤은 이 복잡미묘한 마음을 활자로 남겨두려 합니다.

 

육아휴직


1. 홀가분함: "더 이상 시나리오는 필요 없다" 🍃

가장 먼저 찾아온 감정은 의외로 깊은 안도감이었습니다.

저 같은 **'회피형 인간'**에게 가장 힘든 건, 결정된 사실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타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는 순간입니다.

  • "부서장님께 뭐라고 말씀드리지?"
  • "팀원들에게 업무 공백을 어떻게 설명하지?"

지난 12월 내내 저를 괴롭히던 이 '관계의 숙제'들이 결재 완료라는 네 글자와 함께 증발했습니다. 더 이상 면담 시나리오를 짜지 않아도 되고, 눈치를 보며 타이밍을 재지 않아도 됩니다.

마치 꽉 끼던 구두를 벗어던진 것처럼, 혹은 오랫동안 미뤄둔 방학 숙제를 끝낸 것처럼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기분입니다. "그래, 이제 눈치 보지 말고 준비만 하면 된다." 이 사실 하나가 저를 숨 쉬게 합니다.


2. 걱정: "나, 정말 괜찮은 걸까?" 🌪️

홀가분함이 지나가자마자, 현실적인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승인'이라는 글자는 곧 **'월급의 중단'**과 **'경력의 일시 정지'**를 의미하니까요.

  • 경제적 불안: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지출과 말레이시아 체류 비용. 모아둔 자금과 육아휴직 급여로 계산기를 두드려봤지만, 매달 25일에 찍히던 숫자가 사라진다는 공포는 본능적입니다.
  • 커리어의 공백: IT 개발자에게 6개월은 강산이 변할 수도 있는 시간입니다. "복직했을 때 내 책상이 낯설지 않을까?", "감(Sense)이 떨어지진 않을까?"

하지만 이 걱정은 제가 감당해야 할 **'기회비용'**임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저는 돈과 커리어 대신, **'시간'**을 샀습니다.


3. 기대: "6살 아들과의 '진짜 시간'이 온다" ✨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강력하게 차오르는 감정은 **'기대'**입니다.

결재 완료 창을 닫고 스마트폰 사진첩을 열었습니다. 6살 아들의 해맑은 웃음이 보입니다. 이제 3월이 되면, 아침마다 *"빨리 밥 먹어!", "아빠 늦었어!"*라고 재촉하며 등 떠밀듯 헤어지지 않아도 됩니다.

  • 낯선 땅 말레이시아에서 아이와 손잡고 마트를 가는 상상.
  • 쫓기듯 주말에만 놀아주는 게 아니라, 평일 대낮에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는 상상.
  • 아빠가 피곤해할까 봐 눈치 보던 아이가, 마음껏 저에게 안기는 상상.

'D-Day'가 정해졌다는 것은 이제 그날을 향해 설렘을 적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300억 자산가도 살 수 없는, **'내 아이의 6살 봄과 여름'**을 제가 온전히 소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필로그: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하여]

결재는 끝났고, 이제 저는 **'준비된 백수'**의 길로 들어섭니다.

누군가는 *"이 어려운 시기에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부럽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은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제가 제 인생의 키(Key)를 잡고 방향을 틀었다는 사실입니다.

걱정은 철저한 준비로 덮고, 설렘은 구체적인 계획으로 채우겠습니다. 2026년 3월, 비행기에 오르는 그날까지. '겁 많은 아빠'의 용기 있는 여정을 계속 지켜봐 주세요.

"여보, 아들아. 아빠 휴직 결재 났다! 이제 우리, 진짜 놀러 가자!" ??????????????????

 

D-3개월, 3월의 '멈춤'을 준비하는 회피형 아빠의 떨리는 고백 (육아휴직을 앞둔 12월의 밤)

 

D-3개월, 3월의 '멈춤'을 준비하는 회피형 아빠의 떨리는 고백 (육아휴직을 앞둔 12월의 밤)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의 여운과 연말의 들뜬 분위기로 가득한 2025년 12월 26일. 남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2026년의 달력을 꺼내 책상에 올리지만, 저는 아직 2025년 달력을 치우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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